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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제주] 2일차 – 돈내코 유원지, 동백마을, 큰엉, 새섬공원, 올레시장 (2020년 2월 5일)

돈내코 유원지는 이름이 왠지 돈을 내야할 것 같지만, 전면 무료인 유원지이다.

폭포라기에는 많이 조촐하지만, 두 갈래의 물 떨어짐에 원앙이라는 정감있는 이름의 폭포가 유명하다.

여름이면 무료로 피서를 즐길 수 있어 제주도민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특히 야영장은 여름 내내 장박을 하는 분들도 많아 자리 잡기가 어려운 곳이다.

제주도 돈내코 유원지 위치

2014년 제주도 가족 캠핑 시에 이곳에서 일박을 했는데, 내륙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전혀 예보에 없던 태풍이 우리가 여행간다니 갑자기 생겨서 몹시 불안해하며 캠핑을 했던 추억이 있는 곳이 여기 돈내코 야영장이다.

군산을 둘러보고 난 후,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문득 여기 돈내코 야영장이 떠올라 무작정 핸들을 이곳으로 틀었다.

비수기 제주 렌트 여행의 재미 중의 하나는 한적한 도로를 쾌적하게 달리는 것이다. 물론 제주는 속도 제한이 명확해서 속도를 즐길 수는 없지만 제주시와 서귀포 시내만 아니면 도로는 한적하고 차들은 별로 없어서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그것도 잘 나가는 전기차라면 더욱 재미가 있다.

신나게 달려 막상 도착해서 보니 분위기가 너무도 차분하다. 완전 비수기이고, 평일이라지만 너무도 조용한데???

살펴보니 현재 정비공사 중이라고 한다. 🙁

야영했던 곳의 아래에 있는 취사장. 예전의 기억보다 많이 낡았다.

바로 이 데크에서 2014년에 가족 야영했었는데… 누군가 장박을 위해 쳐놓은 텐트가 그대로 있다.

과거를 떠올리며 야영장 여기저기를 둘러보는데 좀 씁쓸하다. 버려진 텐트, 쓰레기 등이 여기저기 널브러져있고 전혀 관리가 안되어있다. 2014년에도 태풍 예보로 마음 졸이며 간신히 1박하고 다음날 부랴부랴 내려왔었는데, 이번에도 이곳에서는 그리 밝은 기억은 갖지 못하고 가는구나.

야영장을 둘러보곤 원앙폭포를 보러 걸어간다.

제주는 현무암이 많아 계곡이 주로 물이 없는 마른 계곡이라는데 이곳은 내륙의 계곡과 느낌이 비슷하다. 계곡을 따라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거의 끝까지 올라가면 원앙폭포가 나온다.

상류로 갈 수록 물이 많아진다. (이상하네…???)

조촐한 원앙폭포. 야영장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 곳 폭포 앞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몇 있다. 이 앞에 앉아서 한참을 폭포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했다. 이런 고즈넉한 맛에 홀로 여행을 한다. 추억을 밟으며 다니는 나 혼자 여행은 너무도 고독하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시원한 하늘과 곧게 뻗은 나무들이 보인다. 이 맛에 제주인데, 이번 제주는 처음 제주도민의 문전박대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쓸쓸하고 입맛이 쓰다.

돈내코 유원지를 나와서는 차를 몰고 동백마을로 가보았는데, 동백은 별로 없더라. 2월은 동백꽃을 보기엔 너무 늦은 시기인가 보다. 계속 쓸쓸맞네… 흑…

동백마을로 가던 중에 보인 한라산 정상. 내일은 저곳을 가려는데 갈 수 있을까? 갈 수 있겠지?

붉은 색과 노란 술, 소담진 모습이 인상적인 동백꽃. 언젠가 제대로 동백꽃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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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어디에나 귤 나무가 있고, 귤이 매달려있다. 이 귤이 진짜인걸까 아님 그냥 모형으로 매달아 놓은걸까?

돈내코에서는 고독을 씹고, 동백마을에서는 고독을 삼키고는 이제 슬슬 숙소가 있는 서귀포로 가려는데, 가던 중에 또 예전 추억이 있는 큰엉해안경승지에 잠시 머문다.

 

매우 쌀쌀한 날이었지만 햇살이 너무도 좋았다. 올레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 한참동안 바다를 보며 멍 때렸다. 좋다, 좋다, 고독하지만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20년 12월 26일로 여행을 다녀온지 10개월이 지난 시점인데, 글을 쓰면서 당시를 생각하면 쓸쓸함만 계속 떠오른다. 그 쓸쓸함 조차 여행이 주는 선물이고, 후에는 그 쓸쓸함을 다시 또 추억할 것 같다.

큰엉 경승지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학교 후배들의 별장인 ‘눌치재‘가 있다. 제주까지 와서, 그리고 여기 눌치재 근처까지 와서 후배들에게 연락도 안하고 안보고 가는게 마음에 걸리기도 했으나 종종 오는 제주이고, 이번에는 철저히 고독한 여행을 추구하니 그냥 슬쩍 사진만 찍고 연락과 만남은 다음을 기약해본다.

(참고로 눌치재에 대한 소개는 이곳(링크)에 있다.)

눌치재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긴 눌치재 (엄국장, 유셰프! 연락없이 왔다가서 미안허이… 다음에는 연락함세…)

이 철봉의 이름은 ‘천의무봉‘이란다. 하하하. 전에 왔을 때 이곳에서 턱걸이를 했었는데, 이제는 턱걸이를 못한다. 흑…

눌치재 바로 옆에 ‘첫경험 충전소’라는 독특한 이름의 카페가 있길래 몸도 녹일 겸 차 한잔 하러 들어갔는데, 안에 계시는 분들 왈 ‘주인장이 출타 중’이어서 주문이 안된단다. 하하하… 역시 제주… 근데 주인 없는 카페에 계신 그 분들은 누구시지? 아이도 업고 계시던데, 아마도 동네 지인, 이웃분들인 것 같다.

커피도 못마시고, 다시 차에 몸을 싣고 숙소가 있는 서귀포로 왔다.

아침에 산책을 했던 (하루가 정말 길고, 다이나믹하군) 칠십리 공원 옆에 보면 새섬공원이 있어 일몰 명소란다.

이번에 렌트한 차는 전기차 코나로써, 렌터카 안에 있는 네비게이션으로 새섬공원을 찍고 갔는데 공원 옆 주차장으로 안내하는게 아니라 도착하고 보니 선착장이다. 일몰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 다시 부랴부랴 휴대폰 네비게이션으로 안내를 받아 새섬공원 근처로 간다. (아마 이때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무슨 일이었는지는 후속 글에서 나옴)

서귀포항이 근처에 있다. 차량 네비게이션은 우측의 항구쪽으로 안내를 했다. 첫날 김희선 몸국집 안내도 그렇고, 제주 지도 업그레이드가 늦은 것인지, 내가 렌트한 그 렌터카 업체가 관리를 잘 안하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아마 후자 인 것 같다. 렌트카로 인한 고충은 내일 아침에 피크를 친다.

제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본 게 여기 새섬공원이다. 일몰 시간에 맞춰 많은 분들이 이곳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추억을 담고 있었다. 나도 물론 거닐고, 사진을 찍고, 추억을 담았다. 나 혼자여서 그렇지…

새섬공원으로 가는 새연교

오랜만에 보는 제주의 일몰. 날씨가 화창해 제대로 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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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을 보고 차로 돌아와 숙소로 가려는데, 차량 현황판에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하다고 뜬다. 내려서 보니 별 이상 없는 것 같아 차량을 몰고 숙소 근처 전기차 주차장에서 충전을 걸고, 근처 올레시장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한다. (이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풍요로운 올레시장. 음… 커플룩의 커플이군…

식당이 어디였는지 기록도 없고 기억도 없어서 모르겠는데 육개장을 시켜먹었다. 찌개도 밥도 반찬도 다 맛있었다. 제주는 한라산에서 고사리가 많이 나는지 나름 육개장이 유명하다. 그리고 맛있다.

육개장은 말을 텀벙 말아먹어야지…

뚝딱!!

전기차 충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다.

매우 긴 하루이다. (글을 몇개월만에 써서 하루가 몇개월 같다.)

내일은 한라산에 오르려한다. 이미 입산 예약도 해놓았다. 제주도 입산은 오전 6시부터 가능하다고 하니 5시 30분쯤에 차를 몰고 출발하면 될 것 같다.

내일을 위해 오늘은 씻고 푹 쉬자!

기다려, 한라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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