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도봉산 송추계곡 코스 (2019년 7월 7일)
2019년 16번째 등산
- 광교산 (2월 23일)
- 청계산 (3월 17일)
- 분당 불곡산 (3월 23일. 수내동 -> 불곡산 -> 태재고개 -> 영장산 -> 율동공원)
- 관악산 (3월 31일. 사당 -> 연주대 -> 서울대)
- 광교산 (4월 7일. 반딧불이 화장실 <-> 형제봉)
- 관악산 (4월 13일. 과천향교 -> 연주대 -> 관음사 -> 사당)
- 관악산 (4월 20일. 과천 육봉 -> 연주대 -> 사당)
- 분당 불곡산 (4월 28일. 수내동 <-> 불곡산)
- 관악산 (5월 1일. 과천 초등학교 -> 연주암 -> 연주대 ->과천향교)
- 청계산 (5월 18일. 판교도서관 -> 국사봉 -> 이수봉 -> 옛골)
- 분당 불곡산 (6월 6일. 수내동 <-> 불곡산)
- 북한산 (6월 8일. 불광역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문수봉 -> 대남문 -> 대동문 -> 백운대 -> 우이동)
- 가평 유명산 (6월 15일. 유명산 자연휴양림 -> 유명산 정상 -> 자연휴양림 산책로 -> 휴양림)
- 관악산 (6월 16일. 과천향교 -> 연주대 -> 과천향교)
- 분당 불곡산 (6월 30일. 수내동 <-> 불곡산)
- 도봉산 (7월 7일. 송추계곡 <-> 여성봉 <-> 오봉) (이번글)
- 분당 불곡산 (7월 27일. 수내동 <-> 불곡산)
변사또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또 만나요) 산악회의 4번째 산행이다.
심사숙고 끝에 정한 코스는 도봉산 송추계곡 코스이다.
송추 제 2주차장이 집결지로써,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약 55km 떨어져있어 이동시간, 여름이라 더울 것, 인기 등산로라 사람이 많을 것을 고려해서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여성분들끼리 의논을 하여 아침 6시 30분에 차로 출발, 7시 30분에 주차장에 도착했다. (부지런한 멤버들…)
등산을 많이 하지도 않았고, 등산을 좋아하지도 않는 분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변사또 산악회’는 오늘 처음으로 ‘국립공원’에 입장한 것이다. (도봉산과 북한산은 산으로는 분리되어있지만, 북한산 국립공원에 함께 속해있다.)
그동안 올랐던 청계산, 광교산, 관악산도 좋지만 등산 초반부터 도봉산이 주는 청량함과 푸근함에 몇번이고 여기 정말 좋다~ 라는 탄성을 질렀고,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풍경이 절경으로 변하자 감탄사는 끊이지 않았다.
이날은 여성 두 분이 컨디션이 매우 안좋으셔서 중간에 되돌아가는 것을 고심하셨다고 하던데, 등산은 소수를 따로 두어서는 안된다. 물론 등산을 지속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등산을 중단할 필요도 있지만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아 몇명이 서로 끌고 밀며 천천히 여유있게 올라갔다.
한 분은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등산 후에 감기 기운이 싹 달아났다고 기뻐하고 신기해하셨다. (물론 오르는 중에는 매우 힘들어하셨다.)
송추계곡 코스로는 처음 올라보았다. 여성봉도 처음 올라보았다. 이번 등산 전에 웹에서 찾아본 여성봉은 왜 이름이 여성봉인지를 가르쳐주었는데, 이번 등반 이후 여성분들이 봉우리 이름이 좀 불쾌하다며 이름을 바꾸면 좋겠다고 하셨다.
인간이 만든게 아닌 자연이 이렇게 만들었다. 의도는 아닐 것인데, 묘하다 묘해…
여성봉부터는 완만한 경사로 오봉까지 이어져있어 별로 어려움이 없다. 가다보면 전망대가 나와서 오봉을 지척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5분만 더 오르면 오봉 정상이다.
오봉은 오를 수는 없고 (가끔 오르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위험하다.) 옆에서 보는 것에 만족해야한다.
너무 오랫동안 가물어서 계곡에는 물이 전혀 없었다. 주차장에 거의 내려왔을 때 우연히 본 웃픈 (웃기며 슬픈) 상황이 있었다. 4살쯤 된 어린 아이가 깔끔히 수영복을 입은 채로, 튜브를 배에 두른 채로 차에서 내렸다. 아이의 아빠는 ‘이거 어떡하지? 물이 하나도 없네?’ 라며 난처해했다. 아이는 이런 상황도 모르고 물놀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방방 뛰고 있었다. 🙂
비가 내리지 않는 요즘 하늘이 야속하겠지…
식사는 ‘진흥관’이라는 오래된 중국집에서 하기로 했으나, 시간은 12시도 되지 않았고 식사보다는 시원한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주변을 찾다가 이름이 특이해서 눈에 띈 곳으로 들어갔다. 식당 이름은 ‘전 남편’
일행 모두 술도 고프고, 목도 말라서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를 시켜 마셨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등갈비찜, 홍어무침, 메밀전 등을 시켜서 술과 함께 정말 맛있게 먹었다.
등산 후라 맛있기도 하겠지만 여기가 맛집인 것 같다. 간도 딱 맞고 너무 맵지도 않고 새콤달콤 모든 음식, 반찬이 다 맛있었다.
본격 식사 전에 애피타이저로 전남편 식당에서 맥주와 막걸리를 적당히 마셔주고, 바로 본 점심을 위해 진흥관으로 갔다. 진흥관은 4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중국집인데 맛도 맛이지만 그 양에 놀랐다. (값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얼마전에 일행 중 한 가족이 대만여행을 다녀오면서 대만에서 유명하다는 금문고량주를 사왔는데, 식당에서 마셔도 되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해서 맥주와 함께 마셨다.
금문고량주는… 세다… 독주다.. 덕분이 일행 분들이 많이 취했다.
나는 운전을 해야해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 🙁
독주에 나 빼고 다 취했다. 🙂
커피나 빙수로 입가심하자고 하는데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어 전에도 갔던 분당의 맛빙수집인 소이빙수로 다시 모여서 이번에는 1인 1빙수로 성공적인 도봉산행을 자축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지었다.
다음 8월은 북한산이다!!!
불곡산 싯길에 써있는 글귀로 마무리한다.
등산은 하루를 짧게 하지만, 인생을 길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