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지리산 완주 (2019년 9월 28일) 성삼재, 노고단, 반야봉, 삼도봉, 장터목, 천왕봉, 중산리
2001년에 직장 동료와 성삼재에서 대원사까지 완주했을 때에는 연하천 대피소에서 잠을 잔 것 같다. 전체적으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는데,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성삼재까지 갔고 노고단에 아침 7시쯤에 도착했던 것 같다. 정말 힘들게 걸어서 대피소에 도착했는데 한 10시간 정도 걸렸다고 기억하고 있다. (정확한 기억이 아니다.)
당시 기억으로 대피소에 도착하기 전에 힘들게 암벽을 올랐고, 그 뒤로 광대한 능선이 펼쳐져있는 장관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이 맞다면 이제는 암벽 대신 계단길이 놓여져서 보다 쉽고 안전하고 빠르게 대피소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예전의 암벽 기억으로 새벽 어두울 때 이곳을 지날 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새벽에 이곳을 지날리도 없고, 계단이 있어 괜한 우려였다.
연하천 대피소 가는 길
08시 13분. 연하천 대피소 도착!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니 구름이 더욱 자욱하고, 부슬비도 내리고 있었다. 대피소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마당(?)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로 몇몇 분들은 그곳에서 비를 맞으며 라면을 끓여드시고 있었다. 밖에서 비 맞으며 먹는 라면은 진리라 나도 그러고 싶었으나 몸 상태를 고려해 대피소 안쪽의 취사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연하’천’ 대피소는 이름에 어울리게 물이 바로 대피소 건물 입구에 있다.
등산을 다니며 예전에는 산에 흐르는 약수를 그냥 거리낌 없이 떠 마셨는데, 요즘은 수질 검사를 통과하는 약수가 거의 없어서 크게 음용불가라고 써있는데 이곳의 물은 결과가 음용 가능이라고 써 있었고, 수량도 풍부하고, 물맛도 일품이었다.
집에서부터 물을 3L를 떠왔는데 거의 2L를 마셔서 이곳에서 다시 2L를 마저 채웠다.
등산을 하면서 ramblr라는 앱으로 위치, 속도 등을 추적한다.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지, 어떤 속도로 움직였는지,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지, 얼마나 올랐는지 등을 관리해줘서 나중에 많은 참고가 된다.
이 앱을 구동시키면 아무래도 배터리를 많이 소모해서 등산 때에는 보조배터리를 꼭 가져가는데, 배터리는 완충이 되어있는데 USB 케이블이 문제다.
식사를 하며 보조배터리를 연결해서 폰을 충전하려는데 충전이 되지 않는다. 이리해도 안되고, 저리해도 안되고… 결국 배터리가 모자랄 것 같아 애를 먹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것을 다해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지면 문맹이 된 것 같고, 기록도 할 수 없어 곤란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하면 너무 의존도가 커서 문제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으면 사진도 찍을 수 없고, 위치 등도 제대로 알 수가 없어 난처하게 되어 최대 절전모드로 놓고 아껴가며(?) 사용했다.
다행히 등산 끝날 때까지 전기는 남아있었고, 무사히 하산해서 무사히 귀가했다. 다음부터는 보조배터리 뿐만이 아니라 케이블도 잘 챙길 것을 다짐한다.
아침을 든든히 먹었더니 기운이 난다. 다시 배낭을 매고 스틱을 잡고 길을 향한다. 계속되는 능선길이라 어렵지는 않다.
09시 58분. 벽소령 대피소 도착!
2001년에 왔을때에도 벽소령 대피소는 그냥 잠시 앉아서 쉬어갔던 것 같다. 이곳은 연하천과 달리 샘물이 한 200m 정도 떨어져있다는데 직접 가보지는 않았고, 주위 다른 분들 말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멀고 가기가 힘든 것 같다. 혹은 다리가 아파서 평소보다 많이 늦고 힘들겠지…
이번에도 잠시 의자에 앉아 쉬다가 인증샷만 찍고 계속 걸음을 재촉한다.
지리산은 전에 갔을 때에도 흐르는 물을 그냥 떠서 마셨던 것 같고, 아직도 여기저기에 샘터가 있어 물을 풍족하게 마실 수가 있다. 등산을 하며 물이 풍부하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가장 무거운 것 중의 하나가 물이고, 가장 필요한 것이 물이라 물을 중간에 공수받을 수 있다는 것은 준비함과 산행을 함에 있어서 큰 부담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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