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es

매실 발효액을 만들다

지난 일요일에 본가에 다녀왔다.

부모님께서 텃밭에 심으신 매실 나무에 매실이 한창 열렸다고 따서 갖고 가라고 하신다.

근데 갔더니 비예보가 있어서 전날 부모님께서 따 놓으셨단다… 이런…

그래서 그냥 냉큼 들고만 왔다. 🙂 (감사합니다.)

양은 무려… 30kg…

1/3은 친한 이웃 나눠드리고, 1/3은 처가에 드리려했는데 사정상 가지를 못해 매실 발효액을 만들어 드리기로 했다.

매실 발효액을 만들려니, 준비물이 필요해서 마트에도 갔다.

일단 담을 유리통. 10L, 5L 로 여러개 샀는데 결국 부족해서 더 사야한다. 🙂

설탕. 찾아보면 매실과 설탕을 1:1 비율로 담으란다. 이웃 드리고 남은게 20kg이니 설탕도 20kg… ㅋㅋㅋ

몸에 조금이나마 더 좋으라고 좀 더 비싼 흑설탕으로 샀다.

찾아보면 매실발효액을 만들라는 비법은 여럿이 있어 헛갈리기도 한다.

누구는 매실 씨앗에 독소가 있으니 씨앗을 빼고 과육을 잘라서 하라는 사람도 있고 (과육을 잘라서 하면 설탕이 덜 드는 장점이 있다.)

누구는 오래 묵히면 씨앗의 독소가 화학작용을 하여 몸에 좋은 성분으로 바뀌니 매실을 통으로 하는게 좋다고 하고

누구는 설탕, 매실을 번갈아 넣으라고 하고, 누구는 매실을 아래에 깔고 설탕을 그 위에 덮으라고 하고,

누구는 덜 익은 청매실이 좋다고 하고, 누구는 온전히 익은 황매실이 더 좋다고 하고,

누구는 3개월이 되면 먹으라고 하고, 누구는 1년 이상, 혹은 더 오래 묵을 수록 좋다고 하고,

누구는 틈틈히 설탕을 국자등으로 저어서 녹이라고 하고, 누구는 휘젓지 말라고 하고

누구는 뚜껑에 한지 등으로 덮어 공기가 통하게 하라고 하고, 누구는 뚜껑을 꼭 닫고 공기가 들어가지 말라고 하고

하~~ 복잡하다.

뭐 김치도 집마다 담그는 비법이 다르고, 맛도 다른 법이니 우리는 우리만의 방법으로, 하나씩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기로 한다.

2014년에 집사람이 담근 매실효소가 있으니 벌써 5년 묵은 것인데, 그게 맛이 기가 막히다.

통매실로 했고, 뚜껑을 꽉 덮었고, 다용도실 구석에 짱박아놓고 5년동안 거들떠보지도 않고 푸욱~~ 묵혔다가 이번에 꺼내서 맛을 보았더니 환상이다.

2014년에 담가서 5년 숙성된 매실. 아침마다 2알 씩 꺼내 먹는데 완전 별미다.

 

  1. 매실을 수도물로 깨끗이 씻는다.
  2. 어디에선가는 식초물에 담가 30분 정도 소독을 하라고 하던데 이건 안했다. (다음에는 식초 소독을 하련다.)
  3. 바람이 잘 통하는 시원한 곳에 두어 수분을 말린다. (거실에서 선풍기 틀어 말렸다.) 참고로 수분이 있으면 곰팡이가 피거나 썩어버린단다.
  4. 매실의 꼭지를 이쑤시개나 면봉( 🙂 )으로 제거한다. (꼭지가 있으면 쓴맛이 나온다고 한다.)
  5. 깨끗이 닦아서 말린 유리통에 매실을 담는다. (뜨거운 물로 통을 소독하라고 하던데 그냥 세제로 깨끗이 닦고 깨끗한 물로 닦아 잘 말려두었다.)
  6. 매실과 같은 무게의 흑설탕을 통에 담는다.
  7. 집사람이 비법이라며 약간의 올리고당을 부었다.
  8. 뚜껑을 잘 닫고 날짜를 적은 라벨을 붙여 그늘진 곳에 잘 둔다.
  9. 이렇게 한 5년 묵힐 예정이다.

참고로 매실은 6월 6일부터 하지인 6월 22일에 수확한 것으로 매실 발효액을 담그면 실패 확율이 거의 없단다.

우리는 6월 30일에 했으니 조금 늦었다.

아래는 매실 발효액을 만드는 현장의 모습이다. (돈 많이 들고, 힘들었다. 하하하…)

시간이 지나면 매실이 물러버릴 것 같아 급하게 말렸다. 마루에 키친타올 깔고 매실을 흩어놓고 선풍기를 틀어 말렸다. 수분이 있으면 발효 과정 중에 곰팡이가 피거나 썩는단다.
청매실이 아니라 황매실 위주다. 발효액은 황매실로 하는게 더 맛있단다. 청매실은 사실 덜 익은 매실로 유통 중에 무르거나 상할 염려가 없어 황매실이 주로 팔린다고 한다. (매장에 덜 익은 바나나가 많은 이유와 같다.)
매실발효액 5형제… 5년 후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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