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람과 살면서 알게 된 문화충격 (1편)
아내와 결혼한지 올해로 벌써 14년이다.
아내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나는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내가 자란 곳이 시골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경기도 평택은 수도권(?)에 속해있다고 생각해왔다.
고등학교때까지 평택에서 살다가, 20살에 서울로 올라왔고 그 이후 쭉 서울에서 살며 직장생활하다가 몇년전에 분당에 있는 직장으로 옮겼고
약 5년전에 아예 분당으로 이사를 왔다.
사전을 보면
표준어: 한 나라에서 공용어로 쓰는 규범으로서의 언어. 의사소통의 불편을 덜기 위하여 전 국민이 공통적으로 쓸 공용어의 자격을 부여받은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집사람은 가끔 내가 말하는 것을 듣다가 웃는다. 평택 사투리(?)를 쓴다고…
나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나는 ‘더하기’라고 발음하지 않고 ‘도하기‘라고 말을 한단다.
아이들에게 진지하게 수학을 알려줄 때의 상황이다.
”얘야 이거 봐. 칠 도하기 육이잖아… 그러면….”
아이들은 웃는다.
”아빠. 도하기가 뭐야… 더하기지…”
변명이 아니라 해명을 하자면, 나의 발음은 상당히 효율적이다. 🙂
‘더하기’라는 발음은 입 모양이 많이 바뀌어 발음이 힘들다.
직접 ‘더하기’와 ‘도하기’의 발음을 해보라. ‘도하기’는 ‘더하기’에 비해 입 모양 변화가 적고 보다 편하게(?) 발음되지 않는가?
왠지 좀 촌스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쩝…
그리고, 나는 ‘이렇게‘라고 발음하지 않는단다.
생각해보라.
‘이렇게‘는 입 모양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입이 옆으로 벌어졌다가, 동그랗게 모아서 벌어졌다가 다시 옆으로 벌어지며 입 양 끝을 살짝 잡아당겨야한다.
입 모양 뿐만이 아니라 혀도 상당히 복잡한 운동으로 인한 다양한 위치 선점을 해야 이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인체공학적으로(?) 상당히 피곤한 발음인 것이다.
효율적인 나는 의식하지 않고도 이 비효율을 자연스럽게 극복해냈다.
‘이리키‘라고… 🙂
한번 발음을 따라해보라. 입모양이 거의 변하지 않고 지극히 효율적으로 발음이 된다. 🙂
아내와 아이들은 항상 웃는다. ‘이리키‘가 뭐냐고…
이 단어는 보통 내가 무엇인가 ‘시범’을 보일때 사용하게 된다. ‘날 보고 따라하렴. 이리키 하면 된다…’
시범을 보고 따라할 진지모드의 아내나 아이들은 빵 터진다. 진지한 사범(?)의 ‘이리키‘는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가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본가(평택)에 갔을때 부모님이나 형제들의 발음을 가만히 들어보았다.
모두가 똑같이 발음한다. ‘도하기, 이리키’… 🙂
당연한 말이겠지만, ‘저렇게’도 ‘저렇게’라고 발음하지 않는다.
그럼 뭐냐고 하냐고???
그걸 꼭 말해야 아나???
효율, 편함, 쉬움에 비추어 지극히 과학적으로 유추해보라.
답이 나오는가??? 음…
P.S> 블로그를 하면서 습관적으로 매일 뭐라도 쓰려고 노력중이다. 치매예방?
이 글도 어찌하며 쓰게 되었는지 나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를 것 같다.
셀프 디스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