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마흔의 심리학
독서는 확실히 많은 지식과 정보와 느낌과 자극을 준다.
판교도서관에서 빌려 본 도서 ‘마흔의 심리학’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주로 읽는데 정신없이 후딱 다 보았다.
책 초반에 지은이가 차를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나온 노래에 눈물샘이 터진 사연을 보고, 그 노래 가사를 읽고, 그 노래를 듣고 나도 울컥했다.
그러고보니 전에 처가에서 나문희 선생이 나오는 어떤 특집 드라마를 보다가 장인어른, 장모님도 옆에 계신데 순간 울컥하여 눈물샘이 터진 적이 있었다.
부인이 치매에 걸렸다가 결국 사별을 했는데 그 빈자리가 너무 허전하고 그동안의 삶이 너무 허망하고, 야속하게 먼저 떠난 부인이 너무 그립고 생전에 본인의 행동이 너무도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남편의 모습이 진솔하게 그려졌다. 그 모습이 결국은 대부분 결혼하여 평생을 함께 한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우리도 후에 누가 남을지 결국은 혼자 될거라고 생각하니 그 처연함이 현재인 양 감정이입이 되었고 순간 울컥하여 눈물이 절로 줄줄 흘렀다. 🙁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 나는 지극히 이성적이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아니면 나이를 먹으면서 감성적인 측면이 더 강화되었는지…
남자가 나이를 먹으면 남성 호르몬은 줄고,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여 남성이 전처럼 외모든 성격이든 우락부락하지 않고 부드러워진다던데 나도 그런 변화의 가운데에 있는 것이겠지.
영화든 드라마든 음악이든, 작정하고 신파적으로 사람 마음이나 눈물샘을 자극해서 울리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데 가끔 이런식으로 진정으로 잔잔하게 감동을 줄때에는 못 말리게 왈칵 할때가 있다.
도서의 그 부분을 읽은 다음날이 아내 사촌 동생의 결혼식이어서 아내는 아침부터 바빴다. 평소에 잘 입지 않는 나의 양복을 꺼내서 다리는 모습을 보고 몰래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았다.
평소같으면 결코 이렇게 사진을 찍지는 않는다. 그 책이, 그 부분이 영향을 끼쳤나보다. 괜히 기분이 묘했다.
찰칵하는 소리에 아내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딴짓을 하며 아내를 찍은게 아닌 척해서 속여넘겼다. 내 행동을, 내 기분을, 내 생각을 들키는 게 왠지 쑥쓰럽고 부끄러웠다.
아이들 크는 것보며 마냥 기뻐했는데 아이들이 크는 만큼 우리도 나이들어감을 새삼 느낀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어 하루하루 부쩍 자라는 요즘에는 특히나 더…
외면해서는 안되지만 어느 육십 대 노부부 이야기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기는 싫구나…
에잇!! 이 글은 괜히 쓰기 시작했다.
고 김광석이 부르는 ‘어느 육십 대 노부부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자든 여자든, 나이를 먹었든 안먹었든 가끔은 감정에 솔직하고, 주변 의식없이 마음 가는데로 내버려둬야한다.
눈물이 흐르면 그냥 흐르는데로 내버려두자.